제 711 호 [사설] 운동과 뇌 건강
운동과 뇌 건강 신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심신일원론과 심신이원론에 대한 논쟁에서부터 최근까지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심을 하는사람들이 많다. 대학에서 학습 능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공 공부를 심화하고, 융합 능력을 위해 다양한 전공을 섭렵하는 일로 오늘 하루도 지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삶의 여유를 찾기 어렵고, 취업 준비 등으로 고교 시절수능 준비로 지친 모습이 재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상담을 위한 미팅을 약속하는 일이 어렵고, 아르바이트 등이 우선시되고 있는 현실에서 대학에서 운동 실천하기란 늘 쉽지 않아 보인다. 운동하면 똑똑해진다는 모토로 살아가고 있는 필자는 늘 운동 친화적으로 주변 환경을 갖추려고 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신고 있는 운동화는 배구화, 배드민턴화, 하드코트 용 테니스화, 클레이코트용 테니스화, 웨이트 트레이닝화, 실내 축구화, 실외 축구화, 골프화, 등산화, 워킹용 운동화 등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출근용 가방에는 마른 운동복을 넣고, 저녁에는 젖은 운동복을 넣은 봉투를 가지고 퇴근한다. 이런 습관은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 오랜 필자의 생활 습관이다. 그리고스포츠건강관리전공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3~5일을적어도 1시간 이상을 체육관 혹은 야외에서 운동을 통해 근력 감퇴를 막고, 심폐 체력향상과상쾌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만약 연구와 일들로 운동을 못하는 날에는 집 주변 산책과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힘들었던 하루를 정리한다. 운동은 너무도 바쁘고 벅찬 하루를 보내고 온 필자에게 방전된 핸드폰을 재부팅 하듯, 새로운 활력을 주는 비타민과 같다. 걷기, 조깅,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하면 심장이 근육과 뇌에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한다. 운동은 몸 안의 노폐물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을 증가시켜 산소가 풍부한 신선한 혈액을 뇌로 공급하고, 뇌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을 증가시킨다.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증가시키는데, 운동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성인의 해마에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증가는 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며, 새로운 신경세포를 탄생시킨다.한편, 불안하거나 우울한 기분, 스트레스 상황은 해마의 신경세포 생성을 감소시키고,학습 능력과기억력을 떨어뜨린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탈출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가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뇌 해마에서 세로토닌(5-HT) 분비를 증가시키고, 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와 IGF-1(insuline like growth factor 1) 등의 발현을 통해 해마의 신경세포생성(hippocampal neurogenesis)을 증가시킨다. 운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노화에 따른 중도인지 장애와 치매 등의 인지능력 감퇴 및 우울감과 불안 등을 개선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수명을 증가시킬 수 있는 중재 전략이 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분야인 운동생리학 및 신경과학에서 밝혀지고 있는 운동과 뇌의 핵심 내용은 뇌 기능의 향상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몸과 마음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를 증진해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혁신형 인재를 위한 기초체력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운동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찾고 기억력도 좋아진다면, 상명대학교 캠퍼스 구성원 모두의 행복감도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 이제 우리 함께 운동화 끈을 졸라매자!
제 711 호 [책으로 세상 읽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들의 이야기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 하
[책으로 세상 읽기]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들의 이야기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 상, 하 ▲ 홍순민의 한양 읽기: 궁궐 |저자 강명숙|출판 눌와 |2017.10.30. 코로나가 지나가고 현재는 궁궐의 전성시대이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 여러 색의 한복을 입은 연인들, 아이들과 함께 나온 가족들로 궁궐은 매일 인산인해이다. 이러한 단순히 궁궐의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을 잘 살펴보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궁궐에 대한 새로운 매력이나, 임금이 살면서 나라를 다스리던 때의 모습을 일어내며 궁궐에 대한 깊은 매력에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상, 하 총 2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궁궐들이 모여있는 장소인 서울부터 시작해서, 궁궐이란 무엇인가, 궁궐의 역사 등 여러 카테고리를 포함하고 있고 하권은 서울의 다섯 궁궐을 돌아보는 답사를 위한 안내서의 형식으로 되어 있다. 조선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경복궁이 지어지고 없어지고 다시 지어지고 하는 동안 새로운 궁궐 등이 생겨나 현재 다섯 개의 궁궐들이 우리와 함께 남아있다. 이러한 궁궐들은 조선의 역사가 진행됨으로서 수많은 사건 속의 중심에 함께 있었다. 이는 궁궐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우리의 역사를 알아보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작가는 책에서 궁궐의 역사는 그 자체로 조선의 역사를 이해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숙종은 왜 환국 시기에 맞춰 본래 머물던 궁궐을 떠났을까, 영조와 사도세자가 각각 다른 궁궐(영조는 경희궁, 사도사제는 동궐)을 쓴 것이 사도세자의 죽음의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아관파천 이전까지의 상황에서 고종이 잦은 궁궐을 옮긴 것은 당시의 혼란과 어떠한 연관이 있을까? 등 작가는 이러 여러 논점을 이 두 권의 책에서 살펴보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궁궐은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경운궁 이렇게 다섯 궁궐을 속속들이 살펴보며 낱낱이 설명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형은 구조에 담긴 의미, 역사에 가려진 사연 등은 아름다운 외형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혹은, 속설로 잘못 전해지고 다르게 알려진 사실까지도 구부러진 철사를 펴듯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러한 것은 책에서 광화문 앞 좌우에 해태 한 쌍을 만들어 놓은 이유가 관악산이 화산이고, 다른 지역보다 심한 기운 때문에 경복궁에 화재가 자주 나기 때문에 경복궁에 불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세워 놓은 것이라는 말이 널리 회자되고 있지만, 하지만 광화문 앞에 해태 상을 세워 놓은 진짜 이유는 하마의 표시였다고 책에서 정확한 이야기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하게 궁궐의 역사, 이야기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궁‘궐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구경하고 답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 또한 궁궐 배치의 의미, 우리가 알지 못했던 궁궐의 이야기 등 책을 통해 전각 편액이 의미하는 무거운 뜻과 한 시대를 짊어졌던 임금의 고뇌도 헤아려 보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궁궐을 구경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궁궐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아보면 관심을 가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장원준 기자
제 710 호 [만평] 사필귀정 事必歸正
사필귀정 事必歸正_김다엘 기자
제 710 호 [책으로 세상보기] 불편했던 과거의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책으로 세상보기] 불편했던 과거의 나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 ▲ 불편한 편의점 | 저자 김호연 | 출판 나무옆의자 | 2022.08.10. ‘편할 편(便) 마땅 의(宜) 가게 점(店)’ 편의점은 ‘편리함’을 개념으로 도입된 소형 소매 점포를 말한다. 그런데 불편과 편의가 동시에 쓰인 <불편한 편의점>은 어떤 의미일까? 이 소설은 정체불명의 노숙자 독고 씨가 우연히 주운 할머니의 지갑을 계기로 편의점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알코올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다 말도 어눌하고 행동도 굼뜬 독고 씨는 다양한 사연으로 얽혀있는 개성의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고등학교 역사를 가르치다 정년퇴임하여 매사에 교사 본능이 발동하는 편의점 사장 염 여사를 필두로 20대 취준생 아르바이트 시현, 50대 생계형 아르바이트 오 여사, 매일 밤 야외 테이블에서 참참참 세트로 혼술을 하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회사원 경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청파동에 글을 쓰러 온 30대 희곡작가 인경, 호시탐탐 편의점을 팔아치울 기회를 엿보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민식의 의뢰를 받아 독고의 뒤를 캐는 사설탐정 등 구체적인 설정과 현실적인 배경이 우리를 소설의 더욱 깊은 곳으로 인도한다. 편의점을 찾는 인물들은 해결할 수 없는 제각각의 문제를 끌어안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사는 그들에게 노숙자 독고 씨는 호감보다 반감이 큰 인물이다. 하지만 그저 노숙자라 비난했고, 자신이 처한 문제를 절대 이해하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인물인 독고 씨의 따뜻하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인해 그들은 점차 변화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독고 씨 역시 잃어버렸던 옛 기억을 되찾고, 과거의 자신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용기를 얻게 되며 소설은 끝이 난다. 우리는 살면서 정말 많은 시련과 고난을 겪는다. 혼자의 힘으로는 결코 편해질 수 없었던 사람들은 일말의 관심조차 줄 생각도 없었던 ‘독고’라는 인물을 만남으로써 엉켰던 실타래가 풀리듯 제각각 완전한 형태로 되돌아간다. 독고 씨 역시 잃어버렸던 옛 기억을 되찾고, 과거의 자신에게 찾아볼 수 없었던 용기를 얻게 된다.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았던 노숙자는 한 사람의 관심으로 인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아간다. 편의점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도 그런 노숙자의 관심으로 인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는다.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전혀 찾을 수 없었던 곳에서 답을 찾게 되고, 절대 얽히기조차 싫었던 사람의 따뜻함을 알아가며 인간의 나약하고 이중적인 부분을 꼬집는다. 따뜻한 온기가 있는 불편한 편의점은 우리가 주변에도 있을 것이다. 그저 자리 잡아버린 가치관과 좁은 시야 탓에 그런 따뜻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타인을 향한 조그마한 관심, 그리고 상대를 향한 선의, 이 작은 것들이 우리의 인생을 바꿔줄 매개체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불편한 편의점’처럼, 우리의 주변에도 분명히 불편하기 짝이 없는 좁은 골목길의 편의점이지만,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웃음을 나누는 특별한 공간이 존재할 것이다. 김채연 기자
제 710 호 공조 2 : 인터내셔날, 2022 추석을 강타한 흥행작
공조 2 : 인터내셔날, 2022 추석을 강타한 흥행작 ▲ 공조 2 : 인터내셔날 메인 포스터 공조 2는 추석 연휴를 목표로 개봉하게 되었다. 1편의 큰 흥행으로 개봉 전부터 기대감을 얻었다. 경쟁작으로 떠오르는 영화도 없어 흥행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이 많았다.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상영되면서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4주차에 정직한 후보2를 누르고 다시 1위를 탈환했으며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공조 1의 아성을 무섭게 뒤쫓아 가고 있는 공조 2는 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과 수사 중의 실수로 사이버수사대로 전출됐던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의 광수대 복귀를 위해 모두가 기피하는 '철령'의 파트너를 자청하면서 각자의 목적을 위해 다시 공조하게 되는 이야기다. 수사 현장에서의 무섭도록 진중하고 이성적인 형사로서의 모습과 대비되는 일상적인 모습, 현실적인 인물들의 반전 면모가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다시 재회하게 된 강진태와 림철령의 보다 능글맞은 케미, 새로운 인물인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의 등장이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덧붙여 공조 1에서 반응이 좋았던 박민영(윤아)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도 즐겁게 지켜볼 만하다. 인물들 간 관계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영화의 관람을 더 재미있게 해줄 관람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공조 2 : 인터내셔날’이 현재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속도를 보면 충분히 공조 1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기대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좋아하는 배우가 공조 2에 있거나 가볍게 온 가족이 보기 좋은 킬링타임 영화를 찾는다면 관람을 추천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 단연 손에 꼽게 추천할만한 영화다. 앞으로 공조 시리즈를 이을 세 번째 영화를 기대해본다. 곽민진 기자
제 710 호 [순간포착] 역광
<역광> 촬영을 위해 친구와 천안 안서동 근처를 배회하였다. 오후부터 돌아다니기 시작해 해질녘 즈음에 촬영한 사진이다. 서로를 촬영하며 어느새 서로의 모델이 되어주던 와중 해가 지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촬영할 당시 해를 등지고 있는 친구의 모습이 역광으로 인해 한쪽 팔 부분에만 햇빛이 어슴푸레 비치고 그 외에는 오로지 형체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보이지 않는 모습이 어쩐 일인지 더 좋아 보였다. 가끔씩은 얼굴과 옷이 뚜렷하게 보이는 것 보다 ‘저 사람의 얼굴은 어떨까?’, ‘무슨 옷을 입었을까?’, ‘성격은 어떨까?’ 등의 여러 질문을 연상케 하는 그림자만 보이는 역광의 사진이 궁금증을 유발해 흥미롭게 보이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운 역광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양시원 기자
제 710 호 [사설]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가상공간과 실제공간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사상 초유의 코로나 19 대유행은 우리의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켜 왔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말미암아 언택트(untact)라는 새로운 생활문화가 발달하여 왔고, 이로 인하여 소위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들만의 전유물로 간주되어 왔던 디지털 환경에서의 원격 수업과 원격 활동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익숙하게 다가왔다. 이러한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에 의한 몰입감이 필요하다. 가상의 상황에서도 실제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서는 몰입감을 현실화하여야 한다. 가상현실에서 사용하는 입체감이나 후각, 촉각 등을 활용한 4D 체험 등이 이러한 몰입감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몰입감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가상공간이 실제 공간과 거의 비슷하게 실현되어야 한다. 실제 공간과 똑같은 환경을 디지털 공간에서 재현하는 것을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 한다. 디지털 트윈이란 말 그대로 디지털 환경에서 실제와 똑같은 쌍둥이를 재현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디지털 트윈을 이용하면 실제 공간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설정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때 주변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지역에 신도시나 주거단지를 입지하면 주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술은 국토 공간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가상의 상황을 설정하고 모의실험을 통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가 디지털 공간에 잘 적응하기 위한 두 번째 기술은 디지털 공간에서 많은 사람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사람들 상호 간에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상의 공간과 실제 공간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실제 공간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어떠한 활동을 함으로써 유대감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학교에서의 수업도 교수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 수업내용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유대감이 형성되며, 이는 수업의 효과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경우에도 실제 경기장에서 같은 팀을 응원하는 과정에서 관람객들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스포츠 경기를 더욱 즐길 수 있다. 언택트를 특징으로 하는 디지털 공간에서의 이러한 유대감 형성은 쉽지 않은 기술이었다. 그러나 디지털 공간에서도 SNS와 같은 매체를 이용하여 사용자 간의 유대감 형성이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등장한 메타버스 기술은 이러한 유대감을 보다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하여 가상의 공간에서 우리는 각자의 아바타를 만들고, 이를 통하여 서로 소통하고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우리는 실제 환경과 유사하게 일상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술들이 발달하였고, 우리는 최근 3년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언택드 시대에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하며 생활할 수 있었다. 이제 코로나 대유행이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지금에서 앞으로의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3년간 언택드 시대에서 경험하였던 디지털 환경에서의 생활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반강제적으로 경험하였던 디지털 환경이 아닌, 우리의 선택에 의하여 디지털 공간에서 생활할 것이다.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시간적 경제적으로 직접 만나지 못할 경우에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의사소통이 생활화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우리가 가상공간에서 활동한다는 점을 잊어버릴 정도로 몰입감과 참여도를 향상시킬 것이다. 그렇지만 디지털 공간이 실제 공간에서의 생활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우리는 여전히 학교에서 원격수업보다는 대면 수업에 익숙해져 있으며, 스포츠 경기 역시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여야 더욱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생활이 실제 공간에서 구현되기 어려울 상황에서 이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디지털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앞으로 생활하게 될 공간은 무궁무진하다. 코로나로 인한 지역의 봉쇄도 점차 풀리는 지금, 이제는 실제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이제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여행을 통해 다양한 활동과 체험을 직접 하기를 바란다. 경제적 시간적으로 이러한 활동이 어렵다면 디지털 공간이라는 대안도 있다. 디지털 공간의 등장으로 우리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진 셈이다.
제 709 호 [만평] 상명네컷
[만평] 상명네컷 김다엘 기자
제 709 호 [순간포착] 길거리 보름달
[순간포착] 길거리 보름달 <길거리 보름달> 전공 과제를 하기 위해 친구와 한남동 주변을 둘러보던 날이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길을 걷던 도중 무언가를 지나쳤다는 걸 알고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바로 이 하얀 결정체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일반 인도에 이러한 원모양의 것들이 수없이 나열 되어있었다. 순간 무슨 생각이었는지 냅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었던 기억 밖에 나지 않는다. 누가 보더라도 사진으로 하나쯤은 남기 고픈 밤거리를 환히 비추는 결정체와 그 밑의 꽃과 풀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마치 보름달과 같았다. 수많은 세월을 거쳐 시기 적절하게 맞아야만 볼 수 있는. 특히나 주변의 검은 배경 안에서 유일하게 홀로 빛나고 있는 결정체와 옆의 아기자기한 꽃봉우리 특유의 아련함이 사진에서 잘 묻어나와 더 몰입되는 것 같다. 양시원 기자
제 709 호 [사설] 기회의 시기
기회의 시기 조형이란 언어체계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저에게 글로 생각을 전하는 것은 익숙지 않고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것이 학생에게 전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기회를 빌려 저의 진심을 담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이렇게 글로 저의 생각을 적어봅니다. 올해 9월에는 세계 3개 아트 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가 ‘프리즈 서울 22(Frieze Seoul 22)’라는 이름으로 서울 COEX에서 9월 2일부터 9월 5일까지 개최되었습니다. 4일의 짧은 기간 동안 코엑스에서 열린 이 행사는 프리즈의 첫 한국 개최라는 우려를 뒤집고 전 세계에서 모인 7만 명의 관람객과 뉴욕, LA를 넘어선 6000억의 거래실적을 보이며 대흥행을 기록했습니다. 프리즈의 대표이자 디렉터인 빅토리아 시달(Victoria Siddall)은 사석에서 한국과의 계약은 5년이지만 앞으로 100년을 더 하고 싶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 행사의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입니다. BTS와 블랙핑크로 대표되는 K-POP은 말할 것도 없고,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으로 이어지는 세계무대에서의 수많은 수상 소식은 한류가 이제 한시적 해프닝이 아닌 거대한 흐름임을 인정하게 합니다. 남의 얘기만 같던 세계의 주류가 된 한국의 문화. 그렇다면 이 흐름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력으로 다가올까요? 저는 전공 특성상 2-3년에 한 번씩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를 방문합니다. 한정된 공간속에서 열리는 다른 디자인 박람회와는 다르게 이 행사 기간 동안 밀라노는 도시 전체가 마치 디자인 테마파크라도 된 것처럼 도시 곳곳에 멋진 전시와 디자인 관련 런칭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립니다. 2021년 9월에는 저도 제 작품을 들고 직접 참여하였습니다. 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방문한 밀라노 디자인 위크 속에서 확인한 한국에 대한 태도는 그 사이 드라마틱하게 호의적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학창시절 동경하던 유럽, 예술의 중심지인 밀라노에서 저는 반대로 한국에 대한 그들의 뜨거운 관심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유학을 위해 추천서를 부탁하는 학생들과 제 스튜디오에서 인턴십을 하고 싶다는 지원자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문화사 속에서 전통적 강국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학창 시절 배웠던 과거의 예술사 및 문화사에서 현재와 같은 대한민국의 자리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그려질 미래의 예술사 및 문화사에서 대한민국은 중심의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듭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책으로 공부하던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 땅에 우리 바로 옆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대한민국 반만년의 역사에 다시없을 호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차지할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 여러분이 만들어갈 미래는 제가 학창시절 배웠던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로 기록되어 먼 훗날 우리 후손이 배울 역사가 될 것입니다. 청년을 압박하는 좋지 않은 여러 상황, 젊은이에게 희망 없는 대한민국이란 헬조선의 부정적 환경에 일조한 기성세대로서의 잘못은 반추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세계의 중심이 될 대한민국에서 여러분들이 그려나갈 미래가 정말 기대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이 만날 미래를 위하여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하여 만들어질 미래를 꿈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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